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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스위스의 의사 파라켈수스는 의학사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문장 하나를 남겼다.

모든 것은 독이며, 독이 아닌 것은 없다. 오직 용량이 독과 약을 가른다.

현대 약리학은 이 말을 곡선으로 그린다. 용량-반응 곡선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계속 좋아지는 직선이 아니다. 어느 지점까지 올라가다가 정점을 찍고, 그 뒤로는 같은 물질이 몸을 해친다. 비타민 A도, 물도 그렇다.

레버리지 ETF의 성장률 곡선이 정확히 같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계산 가능한 좌표가 있다.

2배가 2배가 아닌 이유

먼저 왜 곡선이 휘는지부터 봐야 한다.

두 기간에 걸쳐 자산이 +50%, 그다음 −50% 움직였다고 하자. 산술평균은 0%다. 그런데 실제 계좌는 1.5 × 0.5 = 0.75, 즉 25% 줄어 있다. 평균은 제자리인데 원금은 4분의 3이 됐다.

이 간극에는 이름이 있다. 복리는 곱셈이고 평균은 덧셈인데, 우리는 곱셈으로 굴러가는 자산을 덧셈으로 평가한다. 수익률이 흔들릴수록 이 간극이 벌어진다.

간극의 크기는 놀랍도록 단순한 식으로 근사된다. 산술 기대수익률을 μ, 변동성을 σ라 하면 실제로 손에 남는 기하 성장률은

g ≈ μ − σ²/2

변동성의 제곱을 절반으로 나눈 만큼이 매년 사라진다. 이건 수수료도 세금도 아니고, 흔들림 자체가 부과하는 비용이다. 코스피200의 σ가 25.5%이니 σ²/2는 연 3.25%다. 가만히 있어도 매년 3.25%p를 내고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제 레버리지를 걸어보자. 배율을 L이라 하면 기대수익은 L배가 되지만 변동성도 L배가 되고, 변동성은 제곱으로 들어간다.

g(L) ≈ Lμ − L²σ²/2

앞항은 L에 비례해 곧게 늘고, 뒷항은 L의 제곱으로 늘어난다. 배율을 키우면 언젠가 뒷항이 앞항을 따라잡는다. 이 식을 L로 미분해 0으로 놓으면 정점이 나온다.

L* = μ / σ²

파라켈수스가 말한 용량의 좌표다. 여기까지가 약이고, 여기부터가 독이다.

이 식은 내가 만든 게 아니다. 로버트 머튼이 1969년 논문 「불확실성 하의 생애 포트폴리오 선택」에서 연속시간 모형을 풀어 얻은 최적 위험자산 비중이 로그효용일 때 정확히 (μ−r)/σ²다. 반세기 전에 나온 답인데, 국내 레버리지 상품 안내문에서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점의 좌표를 실제로 구해보면

식이 있으니 숫자를 넣으면 된다. 2016년 8월부터 2026년 8월까지 꼭 10년치 일봉으로 세 자산의 μ와 σ를 재고 정점을 계산했다. 조달비용은 연 3%로 잡았다(레버리지는 빌린 돈이므로 L* = (μ−r)/σ²가 더 정확하다).

자산μ (산술)σσ²/2L*
KODEX 20017.32%25.5%3.25%2.20
KODEX 코스닥1507.71%31.5%4.97%0.47
QQQ20.87%22.5%2.54%3.51

세 숫자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QQQ는 정점이 3.51이라 3배 상품도 아직 정점 안쪽이다. 코스피200은 2.20이니 2배가 정점 바로 아래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그런데 코스닥150은 0.47이다. 1배 노출조차 이미 정점을 한참 지났다는 뜻이다.

세 자산의 레버리지별 성장률 곡선과 정점 위치

이론이 0.05%p로 맞았다

식이 예쁜 것과 맞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실제 상품으로 확인해봤다.

코스닥150부터 보자. 기초지수를 따라가는 KODEX 코스닥150은 10년 동안 10,455원에서 13,605원이 됐다. 30.1% 올랐다. 같은 기간 2배를 추종하는 코스닥150 레버리지는 10,350원에서 6,650원이 됐다. 35.7%를 잃었다.

1,000만원을 넣었다면 기초는 1,301만원, 2배는 643만원이다. 기초 지수는 올랐는데 2배 상품은 원금의 3분의 2만 남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게 놀라운 사고가 아니라 예측된 결과였다는 점이다. 위 식에 코스닥150의 μ와 σ를 넣고 L=2를 대입하면 연 −4.38%가 나온다. 실제로 나온 값은 연 −4.32%다.

상품배율실측 CAGR이론값오차
KODEX 레버리지2배23.78%24.17%−0.39%p
코스닥150 레버리지2배−4.32%−4.38%+0.05%p
TQQQ3배40.36%48.78%−8.42%p

코스닥150은 0.05%p 차이로 맞았다. 10년을 굴린 상품의 연 수익률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맞힌 것이다.

그리고 같은 표의 KODEX 레버리지는 정반대 결론을 낸다. 코스피200이 287.4% 오르는 동안 2배 상품은 746.8% 올랐다. 2배보다 더 벌었다. 정점(2.20) 안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가 나쁜 게 아니라 σ²가 나쁘다.

코스닥150 기초와 2배 상품의 10년 경로 비교

모형이 어긋나는 곳

정직하게 적어야 할 게 있다. 위 표에서 TQQQ만 −8.42%p로 크게 빗나갔다.

이유를 찾다가 흥미로운 걸 발견했다. 조달비용을 넣은 모형 g = r + L(μ−r) − L²σ²/2로 다시 계산하면 TQQQ는 40.11%가 나와 실측 40.36%와 0.24%p로 붙는다. 그런데 같은 모형을 한국 ETF에 적용하면 오히려 오차가 3%p대로 벌어진다.

상품조달비용 무시조달비용 3% 반영
KODEX 레버리지−0.39%p+3.28%p
코스닥150 레버리지+0.05%p+2.88%p
TQQQ−8.42%p+0.24%p

한국 상품은 조달비용을 빼야 맞고, 미국 3배 상품은 넣어야 맞는다. 배율이 L일 때 조달비용은 대략 (L−1)×r로 들어가므로 3배 상품에서 영향이 2배가 되고, 여기에 이 기간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훨씬 높았던 것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국내 레버리지 ETF는 선물을 써서 조달비용이 선물 베이시스에 녹아 있는데, 저금리 구간이 길었던 탓에 그 값이 0에 가까웠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 부분은 상품 운용보고서를 봐야 확정할 수 있으니 추정으로 남겨둔다.

논지는 모형을 버리라는 게 아니다. 모형이 어디서 어긋나는지 알고 쓰라는 것이다. 국내 상품에 미국 자료의 계산법을 그대로 옮기면 3%p씩 틀린다.

진짜 문제는 μ다

여기까지만 보면 답이 나온 것 같다. L*을 계산하고 그 아래로만 가면 된다. 그런데 이 글에서 가장 불편한 표가 남았다.

L* = (μ−r)/σ²에는 두 개의 추정치가 들어간다. 그런데 이 둘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 σ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빠르게 수렴한다. 반면 μ는 아무리 오래 재도 잘 수렴하지 않는다. 10년치로 잰 연 수익률이 8%인지 14%인지는 표본 구간을 조금만 옮겨도 흔들린다.

μ를 얼마로 보느냐에 따라 정점이 어디로 가는지 계산해봤다.

자산 (σ)μ=5%μ=8%μ=10%μ=14%μ=17%μ=20%
KODEX 200 (25%)0.310.771.081.692.152.61
코스닥150 (32%)0.200.500.701.111.411.71
QQQ (23%)0.390.981.382.162.753.34

코스피200을 보자. 앞으로의 기대수익을 연 17%로 보면 최적 배율이 2.15라서 2배가 정당화된다. 그런데 연 8%로 보면 0.77이다. 같은 자산, 같은 변동성인데 1배 노출조차 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μ를 어떻게 보느냐가 답을 뒤집는데, μ는 정확히 우리가 가장 모르는 값이다.

σ는 잴 수 있고, μ는 잴 수 없다.

기대수익률 추정에 따른 최적 배율의 변화

그래서 얼마를 쓸 것인가

계산이 주는 결론은 “레버리지를 쓰지 마라”가 아니다. 그건 이 표들이 말하지 않는다. 실제로 KODEX 레버리지는 10년간 기초의 두 배 넘게 벌었다.

대신 이렇게 정리한다.

  1. 변동성이 큰 지수일수록 정점이 앞당겨진다. σ가 제곱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코스닥150의 σ는 코스피200보다 6%p 높을 뿐인데 정점은 2.20에서 0.47로 내려앉는다. “성장성이 높으니 레버리지로”라는 판단이 가장 위험한 조합이다.
  2. 횡보가 아니라 흔들림이 비용이다. 흔히 “박스권에서 녹는다”고 하는데 정확하지 않다. 오르든 내리든 흔들리기만 하면 σ²/2는 부과된다. 코스닥150은 10년간 30% 올랐는데도 2배가 마이너스였다.
  3. 추정한 정점의 절반 아래에서 쓴다. μ의 불확실성이 정점을 몇 배씩 움직이므로, 계산된 L*을 상한이 아니라 참고선으로 본다. 위 표에서 코스피200의 L*이 보수적 가정에서 0.77까지 내려간다는 사실이 그 근거다.
  4. 장기 보유 도구가 아니다. 이 모든 계산은 일간 재조정을 전제로 한다. 보유 기간이 길수록 σ²/2가 누적되므로, 레버리지 상품의 합리적 사용처는 방향과 기간을 특정한 단기 노출이다.

참고로 국내에서 레버리지 ETF를 사려면 금융투자교육원의 사전교육을 이수하고 기본예탁금을 채워야 한다. 2020년 9월부터 시행된 제도인데, 규제가 이 상품을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지가 그 존재 자체로 드러난다. 교육 자료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라 장기 보유 시 기초지수 누적수익률과 괴리가 생긴다는 것. 이 글은 그 괴리의 크기를 식으로 적었을 뿐이다.

계산의 재료는 공개돼 있다. 변동성은 증권사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나머지는 나눗셈 하나다. 포지션 크기를 정하는 다른 계산들은 리스크 관리의 세 기둥에, 복리가 자금 규모와 만나는 지점은 자금의 우위에 적어뒀다.

파라켈수스의 문장으로 돌아간다. 독과 약을 가르는 건 물질이 아니라 용량이다. 레버리지도 그렇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정점의 공식이지 정점의 위치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계산된 값보다 한참 아래에서 멈춘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그럼 레버리지 ETF는 사면 안 되는 상품인가?

A. 데이터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같은 10년 동안 KODEX 레버리지는 기초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갈린 지점은 상품의 종류가 아니라 기초 지수의 변동성이었다. σ가 낮고 추세가 뚜렷한 지수에서는 정점 안쪽이고, σ가 높은 지수에서는 1배도 정점 너머일 수 있다.

Q2. 박스권에서만 녹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다른 이야기인가?

A. 방향이 아니라 흔들림이 비용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코스닥150은 10년간 30.1% 올랐으니 박스권이 아니었는데도 2배 상품은 마이너스였다. σ²/2는 상승 구간에서도 똑같이 부과된다. 다만 상승 추세가 충분히 강하면 Lμ 항이 그 비용을 덮는다.

Q3. 최적 배율을 직접 계산해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A. 일간 수익률의 표준편차에 √252를 곱해 연환산 σ를 구하고, 기대수익률 μ를 정한 뒤 (μ−r)/σ²를 계산하면 된다. 어려운 건 계산이 아니라 μ를 정하는 일이다. 과거 평균을 그대로 쓰면 강세장 뒤에는 과대 추정되므로, 여러 값을 넣어 결론이 뒤집히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다.

Q4. 인버스 상품에도 같은 식이 적용되나?

A. L에 음수를 넣으면 되므로 형태는 같지만 결론은 더 불리해진다. L²σ²/2는 부호와 무관하게 양수라 비용이 그대로 붙는데, Lμ 항은 지수가 장기 우상향할 경우 음수가 된다. 두 항이 모두 성장률을 깎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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